낮잠
김이강
식구들 다 같이 낮잠을 자고
저녁에 일어났다
일어나야 하는데
모두 누워서
리츠칼튼호텔 이야기
황금소로 이야기
경복궁 꽃핀 이야기
레이먼드 카버 이야기
그때 갑자기 누군가 벨을 누른다
모두 벌떡 일어났다
휴--
택배였어.
그러게 택배였네.
창밖에 저녁 빛깔을 확인하고
배가 고프다며 다시 누워
거위 이야기
굴뚝 이야기
낙타 이야기
이 많은 일들을
언제 다 할 수 있을지
우리 중 한 명이 거위처럼 걸어가
택배 상자를 열자
밤이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친회 - 권박 (0) | 2022.08.20 |
---|---|
흰 웃음소리 - 이상국 (0) | 2022.08.15 |
속유 - 도종환 (0) | 2022.08.15 |
남해 보리암에서 - 김원각 (0) | 2022.08.13 |
창술 - 박지웅 (0) | 2022.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