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순, 본격적으로 성하의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텃밭은 봄부터 많이 가물어서 그동안 물을 주느라 힘들고 바빴다. 물은 웅덩이에서 물뿌리개로 떠 뿌려 주거나 동력 펌프로 뿜어 주었다. 덕분에 마늘과 양파 농사는 그런대로 잘 되어서 며칠 전에 수확을 하였고, 참깨는 발아를 잘 하여 벌써 키가 10cm 정도로 가지런히 자라고 있다. 고라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높은 그물 울타리를 둘러친 밭에는 땅콩, 콩, 구구마, 옥수수, 고추, 토마토, 가지, 오이도 잘 자라고 있다. 그저께는 아내와 함께 들깨 모종을 했는데, 오늘밤부터 장맛비가 내린다고 하니 사름을 잘 할 것이다.
지난 5월 하순(24일)엔 구슬만한 우박이 40분 동안이나 내려 복숭아나 자두는 성한 것이 거의 없다. 한창 자라던 고추와 토마토 새순도 우박에 다 부러졌었지만 지금은 다시 새 가지가 나서 자라고 있다. 잎이 갈가리 찢어졌던 옥수수 대도 새잎이 자라면서 제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 올해는 한 그루밖에 없는 뽕나무에 오디가 많이 열렸고, 지지난해에 복숭아 나무 옆에 심었던 복분자나무가 많이 번졌다. 가뭄과 우박의 천재지변에도 불구하고 그 뽕나무와 복분자나무, 왕보리수는 우리가 텃밭에 갈 때마다 맛있는 간식거리를 선물해 주었다. 지지난해에 심었던 체리(라핀과 타이톤)와 살구(하코트)는 겨우 서너 알씩의 열매가 달려 맛만 보여 주었었는데, 아마도 내년에는 그들도 각기 특색 있는 선물을 푸짐하게 안고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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