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 곁
정숙자(1952~ )
어떻게 해야 늘 그들이 될 수 있을까
바람 지나갈 때 침묵을 섞어 보낼 수 있을까
마음 걸림
들키지 않고
조용히 몇 잎 흔들며
서 있을 수 있을까
바위 햇살 개미 멧새들… 사이
천천히, 느긋이 타오를 수 있을까
베이더라도 고요히 수평으로 쓰러질 수 있을까
구름 속으로
손 뻗으며
느리게, 느리게 바다로ㅡ깊이로만 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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