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봄날 - 송창우

공산(空山) 2022. 4. 11. 20:55

   봄날

   송창우(1968~ )

 

 

   이 섬에서 저 섬으로 가는

   일곱물에는 가고

   열물에는 못 가는 길

   해신당 밑 달랑게는

   날마다 천탑 만탑 무너질 탑을 쌓고

   떠나간 사람의 발자국마다

   청개비는 푸른 알을 낳고

   홍개비는 붉은 알을 낳고

   문득 저 섬에 가면

   십분 거리인데도 십 년이나 만나지 못한 사람

   만날 것 같아

   손가락 손가락마다

   물때 짚으며

   동백꽃을 깔고 앉은 봄날입니다.

 

 

   ―『꽃 피는 게2010.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곡우 - 정우영  (0) 2022.04.21
금몽암 - 조용미  (0) 2022.04.16
오랜 후에, 영영 오랜 후에라도 - 윤이산  (0) 2022.04.05
진실 혹은 거짓 - 서형국  (0) 2022.04.01
hello - 서형국  (0) 2022.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