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식

정선 아라리, 당신

공산(空山) 2021. 11. 18. 22:14

   정선 아라리, 당신

   우대식(1965~ )

 

 

   마음의 회랑 안쪽에

   긴 휘장을 친다

   다시 비가 내리고 또 눈이 내린다

   그 휘장 아래를 걸으면

   밑도 없는 물길, 끝도 없는 산길이 나타나고

   사라지고

   내 슬픔이 무엔가 생각할 즈음

   당신에 대해 생각한다

   왜 그렇게 천천히

   굽이굽이 적막강산에 서 있는가

   비는 여전히 내리고

   긴 휘장에 앉아 한 마리 짐승처럼

   온몸을 웅크린 채

   소금 사러 가던 먼 길과

   석탄으로 몸을 씻던 내[川]

   그런 길과 그런 내에서

   당신을 기다리던

   배가 고팠던 저녁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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