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누에
김선향(1966~ )
새벽
변두리 공중목욕탕
어스름
한가운데
플라스틱 바가지를 베고
바닥에 모로 드러누운
누에 한 마리
굽은 마디들
듬성한 백발
노역에 닳은 몸은
자루 같은 가죽만 남아
마지막 뽕잎을 갉아 먹고
영원히 잠들었네
환기통으로 날아오르는
새하얀 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