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시

어머니의 답장

공산(空山) 2020. 7. 28. 10:11

   어머니의 답장

   김상동

 

 

   상석 앞에 심어 드린

   원추리 꽃 편지에

   늦은 답장 보내셨네

 

   어머니 가신 지 여섯 해

   소식 깜깜하더니

   봉분 앞에 빛나는

   낯설고 앙증스런 풀꽃 한 송이

 

   생전에 한글 깨치지 못하시고

   아들이 군대에 있을 적엔

   이웃 손 빌려 답장하시더니

 

   이제야

   풀꽃 편지 법은 터득하셨나 보다

   저 풀꽃처럼

   환하게 지내시는가 보다

 

 

   ― 『텃밭시학』 6집,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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