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청포도 - 이육사

공산(空山) 2020. 7. 13. 09:36

   청포도(靑葡萄)

   이육사 (1904~1944)

 

 

   내 고장 칠월(七月)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닲은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조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문장193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