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송정바다 - 배옥주

공산(空山) 2020. 6. 19. 07:15

   송정바다

   배옥주

 

 

   여자가 바다라고 말할 때

   사내에게는 바닥이라고 들린다

   울적할 땐 이 바닥에 자주 와요

   전 이 바닥에 길들어 있어요

   썰물로 가슴골이 드러난 바다

   맨발로 건너온 여자의 골이 깊다

   갯벌이 발등을 드러내는 바다

   새조개가 파고드는 뻘은 어디까지가 바닥일까

   여자에게 휘몰아친 바다는 시들지 않는 바닥

   사내가 바닥이라고 말할 때

   여자에게는 바다라고 들린다

 

 

    The 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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