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친구(구구회 회원) 7명이 부산에 놀러 가기로 한 날이다. 한 친구는 식구들과 고구마를 캐야 한다고 빠지고, 토요일 오전까지는 일을 해야 하는 친구도 있어 결국 오후 1시 반에 동대구역에서 6명이 무궁화 열차를 탔다.
부산역에 오랜만에 내려 보니 그 넓던 광장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건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세 정거장을 지나 바로 자갈치시장으로 가서 곰장어 구이를 안주로 우리는 우선 소주를 마셨다. 자갈치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활기가 넘친다. 단체 관광을 온 외국 손님들도 많았다.
우리는 멀리 갈 것도 없이 길 건너 국제시장 구경에 나섰다. 몇몇 친구와 나는 거기서 수입산 치간칫솔을 한두 다스씩 사고 두 친구는 가죽으로 만든 서류 가방을 샀다. 또 어떤 친구는 멋진 중절모자도 하나 샀다. 그리고 많은 계단을 걸어 용두산공원에 올랐다. 나로서는 이 공원에 와본지가 40년은 좋이 되는데, 남은 평생에 다시 한번 와볼 날이 있을까 싶었다. 그 많던 비둘기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다. 부산타워에 올라 영도다리와 광안대교, 국제시장, 먼 바다가 보이는 풍경도 구경했다. 부산 하늘 아래 지금도 살고 있을 몇몇 옛 친구들은 잘 있는지…
내려와서 자갈치시장의 회센터에서 다시 소주를 마셔 거나해진 우리는, 저녁 9시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돌아왔다. 뭐니 뭐니 해도 열차여행이 술을 맘놓고 마실 수 있고 편해서 좋다고 자화자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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