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

폭설

공산(空山) 2017. 12. 17. 13:41

   폭설

   메리 올리버

 

 

   지금 새하얀 과수원에서 나의 작은 개가

   뛰놀고 있어, 거친 네 발로

   새로 쌓인 눈을 파헤치며.

   이리 달리고 저리 달리고, 잔뜩 신이 나서

   멈출 수가 없어, 껑충거리고 빙글빙글 돌며

   흰 눈밭에 크고 생기 넘치는 글씨로

   육신의 기쁨을 표현하는

   긴 문장을 쓰고 있어.

 

   오, 나라도

   그보다 잘 표현할 순 없었을 거야.

 

 

   ―「휘파람 부는 사람마음산책, 2015. (민승남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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