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균

멩동에서 온 전화

공산(空山) 2017. 9. 10. 12:22

   멩동에서 온 전화

   전동균

 

 

   ……요새 고기 없니더 달랑, 눈만 달린 호박씨만 나오니더 어제 시청 김 계장, , , 벌초 때도 낚싯대 들고 오는 양반, 세 칸대 네 칸대 외바늘로 딱, 딱 수초 구멍에 때리 넣는데 참말 기가 막힙디더 그래도 꽝쳤심더 1급수 멩동지 옛말 됐니더 4짜 붕어 인터넷에 뜬 뒤에 벌떼 같은 릴 부대 원자탄에 물이 죽었심더 못물도 생물(生物)이고 고기도 생물인데, 사람처럼 숨을 쉬야 되는데, 수초도 시커멓게 썩어갑니더 맞심더, 재작년 이맘때믄 못물로 밥했지예 하룻밤 낚시에 금물 뚝뚝 지는 토종 붕어 열댓 수는 안 했능교 인자 끝났니더 오늘 내일 고랑고랑 카는 노친네 세상 뜨믄 나도 뜰 낍니더 사십 평생 노 젓고 그물 쳐서 동생들 핵교 다 보냈으이 여한은 없심더 …… 아이라, 아이시더, 홀몸 하나 어데 갈 데 없을라꼬 이거저거 다 싫고 절에나 갈랍니더 메기 뱀장어 가물치 잉어…… 내가 죽인 목숨만 캐도 경포 산업도로 몇 바쿠는 돌 낀데, 장작이라도 패면서 속죄해야지예 그건 글코, 헹님, 한번 안 오시능교? 하도 소식 없어 짤린 줄 알았심더 사오정인가 오륙돈가 난리라 카데예 서울서 낑낑대지 말고 한번 내려오소 방뚝에 천막 치고 누렁이 한 마리 태우시더 복날 전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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