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구 문인협회 회원들과 함께 목포쪽으로 문학 기행을 다녀왔다. 전국 문학관 탐방 제2코스인 목포 문학관과 강진의 김영랑 시인 생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에 시인학교 월요반 회원들과 함께 참가한 것이다. 앞으로 건립하게 될 대구 문학관이나 이상화 문학관의 위상과 유형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그 설계에 문학인들의 생각을 반영해 보자는 취지의 행사였다. 그래서 건축 전문가도 동행하여 해설을 해주었다.
관광 버스를 타고 가면서 각자가 자기 소개를 하는 순서가 있었다. 시, 소설, 수필 분과 등에 속한 폭넓은 연령층의 회원들이 자기 소개를 하였는데, 노래를 곁들이는 이도 있었다. 나는 오래 전의 목포 여행에서 쓴 시 '목포행'을 낭송하였다.
목포시 용해동에 있는 목포 문학관은 지상 2층 건물로, 1층에 박화성관, 차범석관, 문학 체험관, 기획전시실, 2층에 김우진관, 김현관, 자료실, 창작교육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들 개별 작가관에는 작가의 작품과 육필 원고, 생활 유품 등이 진열되어 있었고, 문학 체험관은 세미나 등 학술 연구 활동과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어릴 적에 주로 라디오 연속극으로 듣던 희곡 작가인 차범석 선생(1924∼2006)의 작품과 유품을 여기서 만나는 감회가 새로웠다.
강진읍의 영랑 생가는, 기념품 판매점과 문간채를 지나면 마당 왼쪽에 샘이 있고, 좀 떨어진 오른쪽에 사랑채, 맨 안쪽에는 마루가 튼튼하게 짜여진 안채가 있었다. 안채 뒤편에는 300년이 넘은 몇그루의 동백나무와 대숲이 있고, 앞마당에는 모란과 은행나무, 시비 등이 서 있었다. 모란은 이미 다 졌다. 1903년생인 영랑이 1948년 서울로 이주한 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뀐 것을 강진군에서 매입하여 1992년에 보수하였고, 현재는 국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생가 옆에는 김영랑, 정지용, 박용철 등의 시문학파 기념관도 있었다.
그리고 점심은, 문학관 견학에 앞서 목포 시내의 남도밥상 식당에서 문인협회가 별도로 준비해온 소주를 곁들여 먹었는데, 1인 1만원짜리로(그것도 천원을 깎아 줘서 9천원짜리로!), 갈치조림과 낙지무침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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