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시스 잠

치이즈 냄새 나는

공산(空山) 2016. 3. 8. 22:31

   치이즈 냄새 나는…

 

 

   치이즈 냄새 나는 옷을 입고, 푸른 우산을 가지고,

   더러운 양떼를 몰고 너는

   언덕의 하늘을 향해 간다. 호랑가시나무나

   참나무나 모과나무 지팡이에 몸을 기댄 채.

   솟아나온 등어리에 광택 없는 물통을 걸친 당나귀와

   거센 털을 한 개를

   너는 뒤따라 간다.

   너는 마을마다 대장장이 앞을 지나

   향내에 싸인 산으로

   되돌아 간다.

   거기서 관목 덤불 같은 네 흰

   양떼는 풀을 뜯으리.

   거기, 안개는 길게 끌려

   산봉우리들을 감추고,

   거기, 깃털 빠진 목의

   독수리들이 날고,

   밤 안개 속에

   붉은 연기가 타오른다.

   거기서 너는 고요한 마음으로

   바라보리라, 그 끝없이 廣大함 위에

   聖神이 떠돌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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