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천장호에서 - 나희덕

공산(空山) 2016. 2. 10. 15:38

   천장호에서

   나희덕

 

 

   얼어붙은 호수는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다

   불빛도 산 그림자도 잃어버렸다

   제 단단함의 서슬만이 빛나고 있을뿐

   아무것도 아무것도 품지 않는다

   헛되이 던진 돌멩이들

   새 떼 대신 메아리만 쩡쩡 날아오른다

 

   네 이름을 부르는 일이 그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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