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찬호

염소

공산(空山) 2016. 1. 6. 22:15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송찬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이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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