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새에게 - 이태수

공산(功山) 2026. 3. 7. 21:07

   새에게

   이태수

 

 

   새야 너는 좋겠네. 길 없는 길이 없어서,

   새 길을 닦거나 포장을 하지 않아도,

   가다가 서다가 하지 않아도 되니, 정말 좋겠네.

   높이 날아오를 때만 잠시 하늘을 빌렸다가

   되돌려주기만 하니까, 정말 좋겠네.

   길 위에서 자주자주 길을 잃고, 길이 있어도

   갈 수 없는 길이 너무나 많은 길 위에서

   나는 철없이 꿈길을 가는 아이처럼

   옥빛 하늘 멀리 날아오르는 네가 부럽네.

   길 없는 길이 너무 많은 네가 정말 부럽네.

 

 

   —『내 마음의 풍란』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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