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었던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 1926~2006)
짐승이었던 밤도 있었다
그래 인간도 짐승이구나
사무치게 깨달은 밤도 있었다
시트를 팽팽히 당겨보아도
침실은 낙엽을 긁어모아 가득 쌓아둔
너구리 소굴과 다르지 않네
익숙한 움막
흐트러진 터럭
두 마리 짐승이 풍기는 냄새
어느 날 갑자기 나의 짝이 사라지고
나는 멀뚱히 인간이 되었다
그저 인간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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