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
현택훈(1974~ )
누군 깨진 불빛을 가방에 넣고
누군 젖은 노래를 호주머니에 넣어
여기 방파제에 앉아 있으면 안 돼
십 년도 훌쩍 지나버리거든
그것을 누군 음악이라 부르고
그것을 누군 수평선이라 불러
탑동에선 늘 여름밤 같아
통통거리는 농구공 소리
자전거 바퀴에 묻어
방파제 끝까지 달리면
한 세기가 물빛에 번지는 계절이지
우리가 사는 동안은 여름이잖아
이 열기가 다 식기 전에 말이야
밤마다 한 걸음씩 바다와 가까워진다니까
와, 벌써 노래가 끝났어
신한은행은 언제 옮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