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로 간을 한 마음
오탁번
시집 『비백』을 내면서
맨 앞에 ‘시인의 말’을 쓰는데
‘눈물로 간을 한 미음’이라고 치면
자꾸 ‘미음’이 ‘마음’이 된다
동냥젖으로 눈물로 간을 한 미음으로
어머니가 나를 살리셨다는 사연인데
다시 쳐도 또 ‘마음’이 된다
‘눈물로 간을 한 마음’?
그렇다마다!
그 미음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걸
노트북은 어찌 알았을까
글자판에 바짝 붙어있는
ㅏ와 ㅣ가
나를 비아냥하는 것도
다 그윽한 뜻 아닐까 몰라
곰곰 생각에 겨워
눈을 감으면
은하수 건너 캄캄한 하늘
희끗희끗 흩날리는
어머니의 백발
—『2022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연간작품집』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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