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손
염창권(1960~ )
어린 딸의 하루하루를 맡겨두는 이웃집
구석진 벽으로 가서 덩굴손을 묻고 울던 걸
못 본 척 돌아선 출근길
종일 가슴이 아프더니
담 벽을 타고 넘어온 포도 넝쿨 하나
잎을 들추니 까맣게 타들어 간 덩굴손
해종일 바지랑대를 찾는
안타까운 몸짓
저물어서야 너를 찾아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촉촉한 네 눈자위를 꼬옥 부여잡고 걸으면
"아침에 울어서 미안해요"
아빠를 위로하는구나.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 배 - 이승희 (0) | 2023.07.26 |
---|---|
설중매(雪中梅) - 안상학 (0) | 2023.07.24 |
후원(後園)의 가을 - 염창권 (0) | 2023.07.24 |
사랑의 전집 - 배한봉 (0) | 2023.07.18 |
상실의 기술 - 정성환 (0) | 2023.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