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침(金針)
박지웅(1969~ )
본디 구름은 침술에 밝아
빗소리만으로도 꽃을 일으키는데
오늘은 흐린 침통에서
햇빛 한 가닥 꺼내들더니
꽃무릇에 금침을 놓는다
무형무통(無形無痛)한 구름의 침술은
대대로 내려오는 향긋한 비방
백회로 들어가 괸 그늘 풀어주는
산 채로 죽은 곳에 이르는 일침
꽃봉오리 하나 달이는데
먼 별과 행성이 눈 맞추고 있다
그 아득한 손길을 지나
바위 한 채 열고 나오는 산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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