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1월 셋째 일요일, '들밑 김해김씨' 문중 묘사일이다. 오전 10시쯤까지 들밑재 산소에 모인 사람들은 13명이었다. 그 중에는 나를 포함한 형제 항렬이 9명, 조카 향렬이 2명, 손자 항렬이 1명이었다. 쟁쟁하던 아제들과 형님들 다 세상을 뜨시고, 더러는 몸이 불편하여 오늘 참석을 못 하셨다. 예전엔 산소가 있는 칠곡군과 들밑재 일대의 선산 여기저기를 다니며 하루 종일 묘사를 지내야 했지만, 십수 년쯤 전부터는 이곳 들밑재 선산에다 비석을 새로 세워서 흩어져 있던 윗대 조상들을 한 곳에 모시고 한꺼번에 간소하게 묘사를 지낸다. 세태에 밀려 해마다 줄어드는 참석인원과 위축되어 가는 행사가 안타까울 뿐이다.
제사를 지낸 후 참석자들은 음복을 하며, 어릴적에 아버지를 따라 묘사를 지내러 가던 일, 학교가 파하고 담임 선생님과 묘사떡을 얻으러 다니던 추억담 등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헤어졌다. 올해부터는 내가 떠밀려 문중 회장 직을 맡고 있지만, 딱히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일도 없는 것 같다. 얼마 안 되는 기금이지만 그것을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자면 문중의 법인화가 좋을 것 같지만, 선산을 포함한 토지 재산이 애초에 등기가 잘못되어 있어 그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지만 앞으로 법인 설립에 대한 절차나 요건 등을 한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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