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별들을 풀어줄 때 - 최승호

공산(空山) 2020. 7. 27. 09:44

   별들을 풀어줄 때

   최승호

 

 

   이제는 그물자리 별들을

   그물에서 풀어주자

 

   물병자리 별들도

   물병에서 꺼내줄 때가 되었다

 

   테이블자리 별들이

   테이블에 남아 있을 필요가 있을까

 

   컵자리 별들을

   컵에서 쏟을 때가 되었다

 

   이제는 천칭자리 별들도

   천칭에서 내려놓자

 

   거문고자리 별들도

   줄을 떠날 때가 되었다

 

   밤의 수족관 바닥에서

   넙치는 아직도 두 눈을 뜨고 있다

   단 두 개의 별로 된 별자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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