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반감기 - 김언희

공산(空山) 2020. 5. 25. 07:40

   반감기

   김언희(1953~ )

 

 

   나는 불어젖혔어, 사랑을, 색소폰처럼

 

   불어젖혔지, 불멸의
   색소폰을

 

   온몸의 뼈다귀들이 필라멘트처럼 빛을 낼 때까지

 

   불어젖혔어
   당신을

 

   불다 불다 내 머리통까지
   불어 날렸어

 

   사랑은 방사성
   폐기 물질

 

   반감기가 오기까지
   45억 년이
   걸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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