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주민현
겨울이 지나갈 때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겨울, 을 하나씩 갖게 되고
눈을 뭉쳐 던지는 아이들을 지나치며 떠올렸네
죽어가는 고양이의 심장을 마사지하던 겨울과,
차가운 가슴에 더 차가운 뺨을 대던 어느 겨울과,
눈 위에 간지러운 말들을 쓰던 그보다 더 먼 겨울과,
겨울이 지나갈 때마다
다시 볼 수 없는 사람들을 하나씩 간직하게 되고
좀처럼 올려다보기 힘든 햇빛 속에 서서 생각했네
눈이 밟혀 부서지는 소리는
꼭 심지가 타들어가는 소리 같다고,
자전거 페달을 밟을 때마다
햇빛 속에 눈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어딘가가 함께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