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내 마음속 당나귀 한 마리 - 이홍섭

공산(空山) 2019. 8. 13. 13:42

   내 마음속 당나귀 한 마리

   이홍섭

 

 

   내 마음속에는

   언제부터인가 당나귀 한 마리 살고 있다

   귀가 몹시 커다랗고

   고개를 잘 숙이는 당나귀

 

   그 당나귀가

   잘 우는 당나귀인지, 잘 안 우는 당나귀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오랜 친구를 찾아가거나

   힘없이 느린 걸음으로

   이 도시의 외곽을 배회할 때

   어느덧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커다란 눈망울을 굴리는 당나귀 한 마리

 

   나는 이 당나귀가 좋아

   풀만 먹고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꽈리 - 김유석  (0) 2019.08.26
천국 - 박서영  (0) 2019.08.25
겨울밤 - 이명수  (0) 2019.08.13
베누스 푸디카 - 박연준  (0) 2019.08.11
거리 - 유자효  (0) 2019.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