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역사 수업 - 황인찬

공산(空山) 2019. 5. 11. 14:03

   역사 수업

   황인찬

 

 

   아무도 없는 교실에 수업을 하러 왔다 애들이 아직 오지 않아 큰일이다

 

   나는 수업을 한다

   잘 아시겠지요? 물어보면

 

   아무도 없는 교실에 아무도 하지 않는 대답이 있다 아무도 앉지 않는 책걸상도 있다

 

   나는 출석부를 읽는다

   하얗게 비어 있는 출석부다

 

   아무도 나쁘지 않은 이름들이고 아무도 불행하지 않은 교실이다 내가 교실을 나가면

 

   수업이 끝나겠지 나는 교실에 있다

   교실은 있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종이 울리고 아무도 학교를 떠나지 않고 요새는 정말 애들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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