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 장날이다. 장날이면 아내와 함께 구경을 나가곤 하는데, 오늘은 아내가 문화센터 가는 날이라 차려놓은 점심을 먹고 혼자 장터로 향했다. 집에서 걸어서 15분이면 장에 도착할 수 있다. 햇볕은 따가웠지만 바람은 이제 제법 서늘했다. 불로5일장은 전통이 아주 깊다. 내가 어릴 적엔 해안장이라고 했었다. 부근에는 왕산(王山), 공산(公山), 파군치(破軍峙, 파군재) 등 고려 태조 왕건과 후백제의 견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전적지가 있는데, 이 불로(不老)라는 지명도 지묘(智妙), 독좌암(獨坐岩), 시래이(실왕失王), 해안(解顔), 반야월(半夜月), 안심(安心) 등의 지명과 함께 태조가 군사를 모두 잃고 혼자서 도망가던 길목에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이곳이 달성군 해안면에 속해 있던 옛적엔 해안장이라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