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더위를 피해 그제부터 아내와 함께 산가에 머물고 있다. 농사철에 접어들고부터 이틀에 한 번씩은 산가에 왔었지만, 텃밭일을 하고는 저녁에 아파트로 돌아가곤 했다.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에 길들여져서 고향집이 어딘가 불편했던 것이다. 겨울엔 춥고 여름엔 습도가 높아서 끈적끈적한 느낌이 든다. 현관문을 열고 한 걸음만 나가면 낮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산모기가 달려든다. 인터넷이 없는 것도 여간 불편한 점이 아니다. 물론 생각해 보면 이곳에서의 생활이 좋은 점도 많다. 시내에선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돌지만 여기선 웬만해선 31도를 넘지 않는다. 밤엔 해발 1,192m 고지에서 찬 기운이 계곡을 타고 내려오기 때문에 겹이불을 덮고 자야 할 정도다. 이곳에서 밤하늘을 쳐다보면 아직도 예전의 그 별들이 총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