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2

반갑지 않은 텃밭 손님

올해는 텃밭 한쪽에 심은 옥수수의 작황이 좋았다. 씨앗을 새로 사지 않고 작년에 사서 심어 수확한 옥수수자루 두 개를 벽에 매달아 두었다가 심었었는데 유전자가 열성화 하지 않았는지 잘 자랐다. 이제 막 익기 시작하여 며칠 전에는 몇 개 꺾어서 삶아 맛도 보았다. 제철에 먹고 남으면 올해는 조금 냉동해 뒀다가 겨울에 먹어야겠다고, 아내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틀만에, 어제 아침 텃밭에 가 보고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옥수수 이랑이 난장판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 키보다 큰 옥수숫대를 옆으로 눕히거나 분질러 갉아먹은 옥수수자루가 땅바닥에 수두룩하게 내동댕이쳐져 있었다. 알이 아직 차지 않은 것은 전혀 건드리지 않고 알이 찬 것만 용케도 골라서 까 먹었다. 텃밭을 둘러친 '노루망' 울..

텃밭 일기 2022.07.23

폭염

유래없는 폭염이 보름 이상 지속되고 있다. 뉴스에 의하면 오늘 경산 하양이 40.5도, 영천 신녕이 40.4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고 한다. 창문이 활짝 열린 산가 실내에 걸려 있는 알코올 온도계는 오후 세 시가 지나자 33도를 가리켰고, 이 온도계를 바깥으로 들고 나가 감나무 그늘에 걸었더니 34도를 가리켰다. 어제까지는 실내 32.5도가 최고였는데, 오늘 이곳의 올여름 최고 온도를 갱신한 셈이다. 그래도 부근의 대구와 경산, 영천의 40도에 육박하거나 넘은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시원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14도밖에 안 되는 지하수 수돗물로 샤워를 하고 나면 한참 동안은 괜찮다. 해가 서산에 걸릴 때부터는 산바람이 내려와 시원하고, 새벽에는 홑이불을 덮어야 될 정도다. 텃밭의 사정을 얘기하자..

텃밭 일기 2018.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