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파수병 김수영 만약에 나라는 사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하자 그러면 나는 내가 詩와는 反逆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먼 山頂에 서 있는 마음으로 나의 자식과 나의 아내와 그 주위에 놓인 잡스러운 물건들을 본다 그리고 나는 이미 정하여진 물체만을 보기로 결심하고 있는데 만약에 또 어느 친구가 와서 나의 꿈을 깨워주고 나의 그릇됨을 꾸짖어주어도 좋다 함부로 흘리는 피가 싫어서 이다지 낡아빠진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리라 먼지 낀 잡초 위에 잠자는 구름이여 고생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세상에서는 철 늦은 거미같이 존재 없이 살기도 어려운 일 방 두 간과 마루 한 간과 말쑥한 부엌과 애처로운 妻를 거느리고 외양만이라도 남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이 이다지도 쑥스러울 수가 있을까 시를 배반하고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