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 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저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 밖에 없어서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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