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재춘이 엄마 - 윤제림

공산(空山) 2016. 1. 20. 20:56

   재춘이 엄마

   윤제림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 밖에 없어서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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