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 한 그릇
이홍섭(1965~ )
어린 나이에
절에 맡겨졌던 노스님이
무명의 한 보살에게 전 재산을 주고
입적하시었다
병이 찾아온 노스님께
조석으로 된장찌개를 공양하던 앳된 보살이었다
자식 같은 상좌들도 돌아앉았고
사하촌은 별별 소문으로 들썩였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다
보살이 공양했던 된장찌개가
출가 전날, 어머니가 눈물을 훔치며 끓여주시던
된장찌개, 바로 그 맛이었다는 것을
노스님은 그렇게
옛날 옛적, 젊디젊으셨던 어머니에게
전 재산을 공양하고
입적하시었다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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