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는 이 이별은
박규리
이 나이에 오는 사랑은
다 져서 오는 사랑이다
뱃속을 꾸르럭거리다
목울대도 넘지 못하고
목마르게 내려앉는 사랑이다
이 나이에 오는 이별은
멀찍이 서서
건너지도 못하고
되돌이키지도 못하고
가는 한숨 속에 해소처럼 끊어지는 이별이다
지금
오는
이 이별은
다 져서 질 수도 없는 이별이다
―『이 환장할 봄날에』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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