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연 - 박 철

공산(空山) 2024. 1. 20. 09:23

   연

   박철 (1960~ )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람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돌아올 때까지

 

 

   ―『사랑을 쓰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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