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눈멀고
귀먹고
그래서 멍멍히 괴어 있는
물이 되는 일이다
물이 되어
그대의 그릇에
정갈히 담기는 일이다
사랑은
눈 뜨이고
귀 열리고
그래서 총총히 빛나는
별이 되는 일이다
별이 되어
그대 밤하늘을
잠 안 자고 지키는 일이다
사랑은
꿈이다가 생시이다가
그 전부이다가
마침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는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그대의 한 부름을
고즈너기 기다리는 일이다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부러진 길 - 이준관 (0) | 2024.01.12 |
---|---|
사람값 - 송경동 (0) | 2024.01.06 |
완행열차 - 허영자 (1) | 2024.01.03 |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 - 신경림 (0) | 2023.12.28 |
모든 첫 번째가 나를 - 김혜수 (0) | 2023.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