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을 가는 山徑
송찬호
이그, 저기 가는 저것들 또 산경 가자는 거 아닌가
멧부리를 닮은 잔등 우에 처자를 태우고
또랑물에 적신 꼬리로 훠이 훠이 마른 들길을 쓸고 가고 있는 저 牛公이
어깻죽지 우에 이름난 폭포 한 자락 걸치지도 못한
저 비루먹은 산천이 막무가내로 봄날 산경 가자는 거 아닌가
일자무식 쇠귀에 버들강아지 한 움큼 꽂고 웅얼웅얼 가고 있는 저 풍광이
세상의 절경 한 폭 짊어지지 못하고 春窮을 넘어가는 저 비탈의 노래가 저러다 정말 산경의 진수를 찾아 들어가는 거 아닌가
살 만한 땅을 찾아 저렇게 말뚝에 매인 집 한 채 뿌리째 떠가고 있으니
검은 아궁일 끌어 묻고 살 만한 땅을 찾아 참을 수 없이 느릿느릿 저 신선 가족이 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