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인왕시장 - 허진석

공산(空山) 2019. 11. 27. 09:11

   인왕시장

   허진석

 

 

   닭의 두 발은 빳빳이 

   허공을 받쳐 들고 비명을 지른다

 

   마지막 고통을 참아 내느라 

   악다문 바둑이의 희끗한 이(

 

   언제나 

   일부분은 온전히 남아 있다

 

   길에서는 원한이 번들거리며 

   태양 아래 빛나고 

   말없이 지나치는 

   시선은 고요하여 

   물속과 같다

 

   오래전 멈춘 숨이 

   가끔 기포가 되어 터진다.  

 

   “얼마예요?” 

'내가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는 게 참 꽃 같아야 - 박제영  (0) 2019.12.01
주유소 - 윤성택  (0) 2019.12.01
꼬막 - 박노해  (0) 2019.11.16
바라보다가 문득 - 박경희  (0) 2019.11.14
참 좋은 날 - 박경희  (0) 201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