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균

살아 있는 것보다 더 곧게

공산(空山) 2019. 7. 24. 05:49

   살아 있는 것보다 더 곧게

   전동균 (1962~ )

 

 

   잣눈을 지고도 끄떡없는

   더 새파란 그늘을 펼친 주목 옆에 

   고사목 하나 

 

   모가지 부서지고 

   어깨가 깨졌지만 

   살아 있는 것보다 더 곧게 

 

   죽음 속에서 

   죽음을 넘어 

   마지막 큰 가지를 북대 쪽으로 

   가라

   너는 네 길을 가라 

   혼자서 가라, 거기에 아무것 없을지라도 

 

   굶주린 멧돼지와 

   피투성이 삵과 

   통곡하듯 번쩍이는 빙벽들의 그믐밤을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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