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비둘기들 - 이경림

공산(空山) 2019. 4. 25. 10:25

   비둘기들

   이경림

 

 

   네 식구였다

 

   하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닥을 훑고 다니고

   하나는

   안전선 밖에서 종종거리고

   하나는

   뜨거운 레일 위에서 왔다 갔다 하다가 푸득

   날아 건너편으로 가고

 

   하나는

   제 집인듯한

   전철 플랫폼 슬레이트 지붕 위에서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나같이

   빠알간 맨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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