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추일산조(秋日山朝)
아츰볕에 섶구슬이 한가로이 익는 골짝에서 꿩은 울어 산울림과 장난을 한다
산마루를 탄 사람들은 새꾼들인가
파아란 한울에 떨어질 것같이
웃음소리가 더러 산 밑까지 들린다
순례(巡禮)중이 산을 올라간다
어젯밤은 이 산 절에 재(齋)가 들었다
무리돌이 굴러나리는 건 중의 발꿈치에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