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봉하는 영상을 TV를 통해 지켜본 지난밤, 나는 꿈속에서 엄마를 만났다. 집 앞 텃밭에서였는데, 내가 베어 둔 소나무의 잔가지들을 엄마는 몇 다발로 묶어서 운반하기 좋도록 밭가에다 차곡차곡 쌓아 두셨다. 그 소나무 다발의 가지들이 가지런하여 무척 보기좋았다. 그러고는 수확한 콩을 키로 깨끗이 까불러서 봉지에 무겁게 담은 후 나더러 집으로 들고 가자고 하셨다.
“집에 가자, 저기 있는 내 모자도 같이 챙기거라.”
나는 엄마와 함께 집으로 걸어가면서 엄마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엄마, 내가 퇴직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왜 그리 일찍 가셨어요?
……
여기서 이렇게라도(꿈속에서라도) 사는 것이 좋지요?
그라마(그럼).
엄마, 이렇게라도 우리 오래오래 같이 삽시다.
오냐
마당에 들어서니 아버지도 와 계셨다. 나는 너무 반갑고 기뻐서 한없이 울다가 꿈을 깨고 말았다. 짧았지만 생생한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