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감꽃이 마당에 수두룩하다. 예로부터 저 감꽃이 지면 농가는 바빠진다. 어느덧 유월이라 계절은 여름에 접어들었고, 나도 텃밭 식구들도 바빠졌다. 지난해 늦가을에 심었던 마늘과 양파는 뽑을 때가 다 되었고, 이른봄에 심은 감자는 땅속 줄기인 감자알을 키우느라 마지막 힘을 쏟고 있을 것이다. 부추와 상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식탁을 푸짐하게 해 주고 있다. 완두는 하루가 다르게 열매가 영글어가고 있고, 추위를 피하여 늦게 심은 고추와 오이와 토마토도 이제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땡볕에서 힘겹게 사름을 한 고구마는 줄기를 본격적으로 뻗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고구마는 원산지가 머나먼 중남미라는데, 씨앗도 아닌 줄기가 물 한 모금으로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 언제 보아도 대견하다. 비닐을 씌워 둔 밭에다 며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