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탄 지 한 달이 훨씬 지나고 보니 집에서 두어 시간 거리 안에 있는 금호강과 신천의 자전거 길은 많이 가본 것 같다. 오늘은 한 이십 년 전쯤에 차를 몰고 잠깐 아내와 한 번 가 보았을 뿐이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한 옻골에 가 보기로 했다. 집에서 점심을 먹고 느지막이 출발하여 금호강을 거슬러 우안(右岸)의 자전거길을 따라가다가 화랑교를 지나 강둑을 넘고 방촌의 대로를 건너 둔산동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거기엔 자전거길이 없어 행인이 거의 없는 보도를 타고 갔다. 동촌비행장 동쪽 끄트머리의 둔산동을 지나고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그러니까 방촌 대로로부터는 한 4km쯤 북쪽으로 들어갔을까. 수령이 400여 년인 느티나무와 회나무가 입구에 서 있는 옻골마을은 골목길과 담장들이 말끔히 단장되어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