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지 2

구절송 전망대에 다시 올라

지난 3월이었던가 보다. 구절송 전망대에 마지막으로 올랐던 것이. 봄과 여름이 왔다가 가고 가을도 다 가려는 오늘, 8개월여 만에 다시 올랐다. 단산지 중간길을 돌아 그곳으로 가는 길목엔 4차 외곽순환도로 공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었는데, 그 도로의 터널 위로 가로지르는 등산로 구간엔 방부목으로 만든 길고도 근사한 계단이 새로 설치되어 있었다. 오르막길에서도 내 걸음은 예전처럼 가벼웠다. 구절송은 여전히 푸르렀다. 지금이야 소나무를 여러 가지 인위적인 수형으로 많이 가꾸지만, 저렇게 오래된 소나무가 아홉 개나 되는 줄기를 한 뿌리에서 고르게 뻗으며 산등성이에 자생하는 예는 흔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땔나무가 귀해서 야산들이 모두 민둥산이 되었던 시절에도 베어지지 않고 살아남아 100살쯤이나 먹었다니 놀라..

텃밭 일기 2019.11.19

반가운 미루나무

요즘은 운동 삼아 부근의 단산지 둘레길을 자주 걷곤 한다. 단산지는 하늘에서 보면 큰 손바닥처럼 생겼고, 손가락 같은 대여섯 개의 만(灣)을 따라 들쭉날쭉한 길은 3.5km나 되어서 한 바퀴 돌면서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좀더 오르내림이 가파른 길을 걷고 싶으면 3.7km의 가운뎃길도 있고, 구절송 전망대까지 연결되는 7km의 멀고 높은 바깥길도 있다. 물에서 가까운 그 둘레길을 걷다가 얼마 전에는 길가에 서 있는 미루나무 몇 그루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계곡쪽으로 만(灣)이 깊숙이 들어온 곳의 어두컴컴한 길가에 참나무와 아카시아, 버드나무, 소나무 등과 함께 서 있어서 그동안은 모르고 지나다녔었다. 천천히 둘레길을 걸으며 찾아보니 아름드리 고목이 일곱 그루나 되었는데, 이 나무가 워낙 물러서 수명이 길..

텃밭 일기 2019.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