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아내가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메뚜기를 잡으러 가서 한 홉쯤 잡아 오더니, 오늘은 나더러 메뚜기를 또 잡으러 가자고 했다. 무엇에든지 애살있는 아내로서는 그날 잡은 메뚜기가 너무 적어서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날은 처음이라서 메뚜기가 많은 곳을 찾아 헤매느라 많이 잡지 못했다며 다시 가면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아내의 말에 나는 솔깃해졌다. 새벽 다섯 시 반에 출발하여 집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한 거리인 의성군 쪽으로 향했다. 메뚜기는 해가 뜨고 이슬이 마르면 활동성이 강해져서 잡기가 힘들기 때문에 아침 일찍 잡아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오늘은 날이 흐려서 이슬이 마르는 시간이 더딜 것 같아 잡기가 좀 더 좋을 것이었다. 아내가 잡았다는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완전히 밝았는데, 낮은 산자락에 자리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