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으로 보내는 가을 편지
이태선
닫힌 창문엔 아침 바람이 다녀갔겠다
두고 온 운동화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겠다
마른 수돗가에 쌓이는 먼지만큼
운동화끈 고요히 바래가겠다
장독에 티끌들 소복하겠다
서리 맞은 소국이 눈 못 뜨고
머리 숙이고 있겠다
감잎은 밤마다 혼자 지겠다
그 소리 빈집 구석구석
마른 입술같이 쌓여 가겠다
저녁은 대문만 만지다 그냥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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