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아내와 나는 울산에 다녀왔다. 방학을 맞은 김 교수가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포닥 과정의 연구를 하고 있는 제 색씨를 만나러 가기 전에 우리와 점심을 먹자고 했기 때문이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그가 외국 출장에서 사온 사진집을 내가 보라고 몇 권 주었는데, 그중에는 로버트 카파의 사진집도 있었다. 카파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단편적으로 조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두툼한 사진집을 통해 그가 찍은 많은 보도 사진들과 짧았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로버트 카파(Robert Capa,1913~1954)는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프리드먼 엔드레 에르뇌'라는 본명으로 태어났다. 17세 때 좌익 학생운동을 하다 추방되어 베를린에서 저널리즘 공부를 했다. 그곳에서 생계를 위해 암실 조수로 일하면서 사진을 시작했다. 히틀러가 권력을 잡자 파리로 망명해 독일계 유대인 난민인 '게르다 타로'를 만나고(1934년), 그들은 연인이자 동료로서 함께 '로버트 카파'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사진을 찍어 판매하기 시작했다(1936년).
게르다 타로는 스페인 내전을 취재하던 중에 후퇴하던 전차에 치여 안타까이 세상을 떠났다(1937년). 그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카파는 북아프리카, 시칠리아, 이탈리아, 프랑스 등 여러 전선에서 활동했다. 1947년에는 친구이자 미국의 소설가인 존 스타인벡과 함께 출판 준비를 위해 소련을 방문하기도 했다. 1954년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취재하던 중, 북베트남에서 지뢰를 밟아 40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로버트 카파는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명언을 남겨 후대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집 『ROBERRT CAPA』(2022 Silvana Editoriale S.p.A.)에 실린 몇 장의 사진을 여기에다 옮겨 두고 그의 짧은 생애를 기리고자 한다.
(아래 사진 중 푸르스름한 것은 내가 거실의 4중 유리창을 통해 들어온 간접 일광에서 사진집의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고, 더 흑백으로 보이는 것은 밤에 LED 조명등 아래서 찍었기 때문이다.)











'텃밭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동변동의 바나나나무와 연경동의 미루나무들 (2) | 2025.08.27 |
|---|---|
| 신숭겸 장군 유적지 '순절단(殉節壇)'을 지키는 배롱나무들 (3) | 2025.07.27 |
| 우리 동네 부근의 배롱나무와 메타세쿼이아 (0) | 2025.07.24 |
| 봄 손님들의 걸음걸이 (0) | 2025.02.19 |
| 금호강 고라니 (0) | 2025.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