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시

먼 강물의 편지 - 박남준

공산(功山) 2024. 12. 8. 11:13

   먼 강물의 편지
   박남준(1957~ )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 사랑, 부디 잘 있어라
 
 
  ―『적막』 창비, 2005
 
 

20241207 불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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